패터슨 거리(百德新街)는 홍콩 스트리트 문화의 핵심 중 하나로, 세대마다 다른 중심지를 만들어 왔다.
1980~90년대에는 음반 가게 때문에 코즈웨이베이(銅鑼灣)를 찾는 사람이 많았다. 스케이트보드와 스니커, 힙합, 그래피티를 통해 거리 문화를 받아들인 이들도 있었다.

옛 다이마루 백화점 시절부터 스니커 샵과 의류 브랜드가 모이던 흐름은 오늘날 패션워크(Fashion Walk)의 Paterson Vibe로 다시 연결되고 있다. 패터슨 거리은 쇼핑, 디자인, 음식, 생활 경험이 혼재하는 독특한 리듬을 유지한다.
Brian에게 이 거리 문화는 최근에 생긴 것이 아니다.
Brian은 1985년 코즈웨이베이로 이사한 이후 이 지역에서 살아왔다. 학생 시절 스케이트를 탔고, 이후 8FIVE2를 운영하며 지금은 매장을 패터슨 거리에 냈다.

“I一直都 dream,I want to be on Paterson Street.”라는 말은 그의 오랜 목표를 잘 보여 준다.
그가 이 자리를 원한 이유는 단순히 유동 인구가 많아서가 아니다. 한 점포가 진정으로 장소에 속하게 되면, 서서히 그 거리의 일부가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Don’t Follow the Market”의 원칙
인터뷰 초반, Brian이 망설임 없이 꺼낸 말이 있다. 그것이 바로 “Don’t Follow the Market.”
그는 많은 브랜드가 유행을 좇아 동일해지는 것을 경계한다. 대신 브랜드는 스스로의 정체성과 가치를 지켜야 소비자에게 오래 기억된다고 본다.

“No one knows,冇人知道邊樣一定成功。」 그 말처럼, 시장에 정답은 없다. 패터슨 거리에 자리한 그의 매장은 유행을 쫓지 않는 운영 철학을 보여 준다.
자신을 믿는 태도, 꾸준한 방향성 유지가 중요하다고 그는 강조한다. 일시적 히트 상품으로 주목을 받아도, 그보다 중요한 것은 브랜드의 코어다.
스케이트 샵이란 무엇인가
Brian이 처음 스케이트를 접한 것은 1988년이다. 당시 홍콩의 스케이트 문화는 아직 소수의 관심사였다.
그는 단순히 물건을 많이 사놓는 가게가 아니라, 스케이트 문화에 대한 이해와 경험을 가진 사람이 운영하는 샵을 꿈꿨다. 그런 생각이 8FIVE2의 출발점이었다.

그에게 스케이트는 운동을 넘어 음악, 사진, 디자인, 그래피티, 패션을 연결하는 문화다. 진정한 스케이트 샵은 스케이트보드만 파는 곳이 아니다.
“I want Hong Kong to have a skate shop that foreign people would say: That’s a good skate shop.” 그는 이런 인정을 목표로 삼았다.
브랜드 경영, 스케이트를 닮다
8FIVE2의 지난 20년은 시장의 등락을 견디며 배워온 시간이다. 팬데믹 시기 스케이트 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기도 했지만, 이후 재정비가 필요했다.
Brian은 자신의 경영을 “Live and Learn”으로 요약한다. 잘될 때 무리하게 재고를 늘리는 실수를 겪은 뒤 더 신중해졌다.

그는 스케이트에서 트릭을 배우는 과정처럼, 실패를 통해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비즈니스도 반복과 수정을 통해 성장한다는 것이다.
스케이트 패션에 대한 재해석
사람들은 스케이트 문화를 오버사이즈, 그래피티, 힙합으로만 규정하기 쉽다. 하지만 Brian은 “板仔衫”이라는 단일화된 표현을 반대한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디자이너의 배경과 옷의 본질이다. 깔끔한 코치 재킷, 좋은 원단의 옥스퍼드 셔츠도 스케이트 브랜드가 될 수 있다.

브랜드를 들일 때 그는 룩북보다 크리에이터와 그가 속한 팀을 먼저 본다. 디자이너가 스케이터 출신인지, 팀을 존중하는지 등이 우선 판단 기준이다.
Prada, Sacai 같은 하이패션 매장을 친구들과 함께 들어가 원단과 재단을 먼저 살펴보는 습관도 중요하다고 한다. 진정한 심미안은 오랜 관찰로 길러진다.
파트너십과 역할 분담
그는 창업 초기부터 모든 것을 혼자 하려는 태도를 경계한다. 좋은 브랜드는 적임자에게 일을 맡기는 법을 아는 조직이다.
예로 바버샵 문화를 좋아하지만 직접 머리를 자르지는 못하기 때문에, 기술 있는 이와 협업해 브랜드를 완성했다고 설명한다. 문화 이해와 전문 기술의 결합이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8FIVE2도 마찬가지다. 그는 파트너 AD와 함께 시즌별 제품을 상의하며 운영 방향을 정해왔다. 공동의 철학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패터슨 거리, 어린 시절의 꿈을 완성하다
8FIVE2가 패터슨 거리에 매장을 연 것은 단순한 확장이 아니다. 오랜 시간 품어 온 바람을 실현한 결과다.
그는 번듯한 메인 스트리트가 아닌, 찾아오는 이가 스스로 발견하는 그런 장소를 원했다. 패터슨 거리의 정체성은 바로 그런 ‘숨겨진 공간’과 맞닿아 있다.

현재 8FIVE2는 입구가 과하지 않다. 화려한 장식 대신 휴식과 대화, 심지어 간단한 스케이팅이 가능한 작은 공간을 남겨 두었다.
“Hang Out, Meet Friends, Skate, Chit-chat.” 그의 바람은 매장이 단순한 판매 공간을 넘어 지역 커뮤니티의 거점이 되는 것이다.
이 철학은 패션워크의 Paterson Vibe 캠페인과도 맞닿아 있다. 상점 수보다 사람이 멈추고 머무르는 경험이 거리의 매력을 결정한다고 그는 본다.
공간 디자인의 여백
8FIVE2의 내부는 전형적인 인더스트리얼 스타일과 다르다. 화이트와 녹색 대리석을 주조로 한 심플한 톤을 유지한다.

“White with Green Marble,係 8FIVE2 由 1999 年開業至今一直沿用嘅 Design.” 그는 오랜 기간 유지해 온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상품 자체가 시각적으로 풍부하기 때문에 공간은 캔버스 역할을 해야 한다. 브랜드가 아티스트가 되어 제품으로 표현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매장 곳곳에는 Futura, Jose Parla, KAWS, Eric Haze 등의 작품과 친구들이 남긴 스케치가 놓여 있다. 고가의 작품보다 개인적 기억이 더 큰 가치를 지닌다고 그는 말한다.
홍콩 브랜드로서의 자부심
8FIVE2의 이름은 홍콩 전화국번 852에서 따왔다. 1999년 창립 때부터 그는 브랜드에 지역 정체성을 담기로 결심했다.
“We are Hong Kong Brand, Loud and Proud.” 그는 홍콩 브랜드가 외국 이야기를 꾸며 냄으로써 정체성을 숨길 필요는 없다고 믿는다.

그는 홍콩을 대표하는 것이 네온사인이나 차찬탱, 택시 이미지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잘 재단된 외투와 좋은 원단, 성숙한 디자인이 진정한 대표성일 수 있다고 본다.
Paterson Vibe는 사람들에 의해 완성된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Brian에게 가장 이상적인 주말 오후를 상상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쇼핑이 먼저가 아니라고 답했다.
피자 한 조각으로 시작해 패터슨 거리를 거닐고, 스케이트를 보고, 이발을 하고, 영화 한 편을 본 뒤 가족과 저녁을 먹는 식의 하루를 그렸다. 8FIVE2는 그중 한 정거장일 뿐이다.

그에게 거리의 매력은 유명 상점 수가 아니라, 머무르고 교류하는 사람이 있다는 점이다. 어떤 이는 스케이트 때문에, 어떤 이는 커피 때문에, 또 어떤 이는 우연히 문을 열고 들어와 새로운 브랜드를 알게 된다.
인터뷰에서 Brian이 가장 자주 반복한 말은 바로 믿음이었다. 자신의 문화와 심미안, 홍콩 브랜드의 국제적 가능성을 믿는 태도다.

그가 처음 꺼낸 문구, “Don’t Follow the Market.”은 8FIVE2뿐 아니라 패터슨 거리의 태도를 그대로 드러낸다. 이것은 단일한 스타일이 아니라, 자기다움을 지키며 문화를 자연스럽게 발생시키는 태도다.

